본문 바로가기
서양철학사

네가지 원소론을 주장한 엠페도클레스

by 통하는 정보 2022. 6. 7.

다원론자들은 만물은 유전한다고 본 헤라클레이토스의 사상과 실재는 유일 불변이라고 본 파르메니데스의 사상을 조정하려고 한 사람들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적어도 그들은 우리가 보거나 만질 수 있는 거시적인 복합적 사물에는 부단한 변화의 성질이 있다고 보았고, 이 거시적인 사물들을 구성하고 있다고 여긴 미시적인 원소의 하나하나에는 불변의 통일성이 있다고 보았다.

 

변화하는 사물들은 변화하지 않는 부분들로 구성되어있으며, 사물에 있어서 일어나는 변화는 동일한 항구적인 궁극적 원소들의 재분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세계를 다원론적으로 보았고, 각 원소는 불가분적인 일자라고 보았던 것이다.

 

엠페도클레스는 다원론자들 중의 최초의 사람이었으며, 그의 견해는 그의 후계자들의 견해보다 일반적인 희랍 사상의 전통적 생각으로부터 덜 벗어나 있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만물을 구성하고 있는 궁극적 분자에는 네 가지 종류가 있다. 흙, 공기, 불, 그리고 물이다. 엠페도클레스는 입자들을 뿌리라고 불렀다. 아마도 그가 이와 같은 비유적인 말을 택한 까닭은 만물의 생장이 뿌리로부터 이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그러나 이들 네 가지뿌리에서는 무한히 다양적인 혼합물이 쉴 새 없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그 까닭은 이 네 가지뿌리가 혼합되는 비율은 그때그때 형성되는 거시적인 사물마다 무한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각 혼합체를 우리는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네 가지뿌리 중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뿌리의 종류에 따라 이름 짓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명명하고 있는 혼합체, 흙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대개의 경우 많은 변화된 종류가 있을 것이다. 전혀 다른 수많은 거시적인 사물에 대해서 아무 차별 없이 하나의 이름이 통용되는 경우도 흔히 있는 것이다.

 

엠페도클레스는 입자적 공기의 실재를 확정하기 위한 실험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대개 흙과 물과 불의 실재성을 인정하리라는 것을 의심한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공기는 다른 세 원소들보다 감각적으로 포착하기가 더 어려운 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기를 궁극적인 원소로 여기기를 주저하리라고 생각하였던 것 같다. 그러므로 그는 공기의 본질적 성질의 증명을 제시하려고 하였다. 그는 이 증명을 얼마간의 공기가 들어있는 그릇을 물속에 넣었을 때 그 공기가 배제되기까지는 물이 그 잠긴 그릇 속에 억지로 밀고 들어갈 수가 없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수행했다.

 

또한 엠페도클레스는 그의 이른바 뿌리들을 혼합체로 결합시키고 다시 그것을 분리시키는 작용인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려고 하였다. 이 작용인애는 사랑과 미움, 둘이 있다고 믿었다. 전자 즉 사랑은 뿌리들을 결합시켜 거시적인 사물들을 이루게 하는 힘이요. 후자 즉 미움은 거시적 사물들을 분해하여 다시 그의 개개의 원소로 돌아가게 하는 힘이다. 그는 이 힘들을 원소들과는 별개의 것이며 밖으로부터 원소들에게 작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던 것 같다.

 

사랑과 미움에 대한 그의 견해가 얼마나 의인적이며 은유적이었던가는 오늘날 남아있는 그의 단편들만 가지고는 ㅅ쉽사리 결정지을 도리가 없다. 사랑에 의해서 원소들이 결합되면 거기에는 조화와 평화가 깃들게 되고, 미움에 의해서 분리되면 싸움과 불화가 일어난다. 이리하여 질서와 혼돈이 끊임없이 주기적으로 서로 순환하는 것이다.

 

다음에는 다원론적 학파라고 분류되는 아낙사고라스와 데모크리토스의 학설에 대해서 알아볼 예정이다.

댓글